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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에서 잠자리를 쫓다

황학동이 사라진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을때 어서 한번 가봐야겠구나 하는 조바심이 생겼다.

드디어 지난 일요일. 광화문에서 볼일을 마치고 발걸음을 청계천으로 향했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던 일요일 오후에도 청계천 복구를 위해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었다.

헌책방이며 노점상을 구경하며 걷다보니 다리가 조금 피곤해질 무렵 청계천8가에 다다랐다.

우와~~ 생각보다 무척이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좀 있으면 사라질 고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가족을 뒤로하고 나는 시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곳에 오기 전부터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던 생각.

여기는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인 것도 같은데 그게 나와는 얼만큼 관계가 있는 것일까? 자주 와본 것도 아니고 내가 인상깊어 할 이유가 없는 것 같은데. 그래도 왠지 낯설지 않고 나의 일부 인 듯한 착각이 드는건 무슨 이유인지..

혹시 내 안에서 잃어버린 기억 또는 다른 무언가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그것이 무엇일까? 한번 찾아볼까 하는 호기심이 인다.

골목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면서 나는 뭔지도 모르는 것을 찾기위해 돌아다녔다.

뭔가 구멍이 생긴 것 처럼 허전하기는 했는데 이유를 모르겠다.

그게 무엇인지 알수가 없다.

참나~ 허탈하구만.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잠시 서있었다.

바람이 불어온다.

철거중인 건물에서 묻어나온 콘크리트 냄새, 쓰레기 냄새가 섞여 있었지만 그래도 바람이 부니 좋다.

시원함을 느끼면서 하늘을 보니 잠자리가 날아다닌다.

하하~ 바람도 시원하고 좋은데 잠자리를 찍자.

한참을 그렇게 잠자리를 쫓다보니 뜨거운 햇살에 얼굴도 따갑고 갈증도 나고 피곤하다.

이제 슬슬 들어가 봐야 할 것 같다.

나오면서 보니 이곳은 예전에 철공소 같은 것이 있지 않았나 싶다.

쇠가루가 벽에 달라붙어 녹슬은 듯한 흔적이 보였다.

참 오랜시간 동안 누군가가 이곳에서 땀흘리며 일했으리라.

잠깐동안 서서 그냥 그곳을 바라 본다.

또 곧 철거되어 사라질 건물의 창문 밖으로 희미한 형광등 불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는 골목을 빠져 나왔다.

그날 찍은 사진 보기 : 2003년 7월13일 황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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